2024년 푸른 용의 해 갑진년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경제적으로나 금전적으로 풍요로운 새해가 되기를 바라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희망과 달리 내수 시장이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1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06.6으로 전년도 누계 대비 1.4% 감소했지만 마이너스 기록은 2003년(-3.1%) 이후 처음입니다. 재화별로 보면 가장이나 옷 등 준내구재에서 -2.3%로 가장 높은 감소폭을 보였고 의류, 의약품, 식료품 등 비내구재도 1.7%로 감소했습니다.* 준내구재 : 1년이상 사용이 가능하나 주로 저가의 상품* 비내구재 : 주로 1년 미만으로 사용되는 상품자동차나 가전 등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고가 상품인 내구재 소비는 0.1% 증가했지만 증가폭이 매우 낮아 2023년에 이미 -2.9%를 기록했습니다.* 내구재 : 내구성을 가지고 장기 사용에 견딜 수 있는 상품소매 매출 지수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이유는 무엇입니까?가장 큰 원인은 고물가입니다. 2023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를 기록하면서 소비 여력이 감소한 소비자가 반드시 소비해야 하는 곳 외에는 지출을 줄였기 때문입니다.또 다른 이유는 고금리입니다. 2021년 7월 0.5%였던 기준금리가 상승한 이후 2023년 1월 이후 3.5%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계부채는 2023년 3분기에 1,875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많습니다. 그만큼 가계의 이자가 증가하면서 소비 여력이 줄었다는 분석입니다.한국의 내수 침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OECD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2%로 OECD 회원국 평균 1.5%에 비해 13%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한국은행, 소비자물가 상승률 2.6% 전망그나마 다행인 건 지난 2년간 이어진 고물가 흐름이 올해 2024년에는 다소 떨어질 전망이라는 겁니다. 물가당국인 한국은행은 최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2024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6%로 예측했고, 상반기는 3%, 하반기는 2.3%를 예상했습니다.한은은 지난 23년 12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유가가 다시 크게 오르지 않는다면 수요 측 압력이 약화되고 공급 충격의 영향도 조금씩 감소해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또 국책연구기간과 국제기구, 증권사, 민간연구소 등 20곳이 발표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한국은행이 예상한 2.6%와 비슷했습니다.국민 52% 2023년부터 지출 삭감이렇게 2024년의 물가 상황은 2023년보다는 좋은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내수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수출과 함께 한국 경제를 책임 지는 기둥인 내수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2024년 한국 경제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한국 은행은 1.9%의 2024년 민간 소비 증가율을 제시하고 2023년 1.9%와 유사한 소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이는 2022년 4.1%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입니다.실제로 소비자의 소비 심리도 얼어붙고 있는 상황입니다만.최근 한국 경제인 협회가 조사한 2024년 국민 소비 지출 계획에 따르면 응답자의 52.3%가 소비 지출을 지난해보다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올해 지출을 줄이려는 가장 큰 이유는 고물가의 지속이 43.5%로 1위를 차지하고 실직 및 소득 감소 우려가 13.1%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소득이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않아 소비 자체를 줄이자는 것입니다.실제로 2023년 제1~3분기 전체 가구 처분 가능 소득은 1.2%증가에 그쳤지만 이는 물가 상승률 3.6%를 크게 밑돈 수치입니다.*처분 가능 소득:전체 소득에서 이자 및 세금 등을 제외한 것으로 소비를 하거나 저축이 가능한 돈이처럼 2024년 새해가 시작됐음에도 각종 경제지표는 어두운 경기 전망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소득이 뒷받침돼야 소비가 활발해지고 내수가 살아나는데 2023년에는 소득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올해도 소득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부진한 소비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올해 전체적인 소득여건이 좋아져 경기가 회복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