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정글 속 잃어버린 세계를 만났다면 과도한 과장일까. 코끼리나 기린의 둥지였던 거대한 구조물이 고대 유적과 비슷하다. 그리피스파크 동쪽 기슭에 이런 곳이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맹수 우리 원숭이 등 작은 동물 우리가 낙서로 뒤덮이거나 나무 등에 묻혀 있다. 1912년 당시 ‘그리피스 파크 동물원’으로 문을 열어 54년간 LA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아 왔으나 1966년 현재의 위치로 확장 이전하면서 ‘LA 올드 주’로 남은 지금은 옛 영화를 돌아보며 찾는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LA에는 세인의 시야에서 멀어졌지만 그래도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 적지 않다. 생경한 철골조 첨탑에 기상천외한 오브제로 장식된 왓츠타워(Watts Tower)도 그 중 하나다. ◇ LA올드주(Old Zoo) 현 위치로 동물원이 이전돼 방치된 지 50년째다. LA에서 가장 기이한 장소를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이곳 동물원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옛날을 떠올리는 장소가 될 것이다. 1912년 개관 당시에는 15마리의 동물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LA시가 커지면서 연간 200만 명이 찾는 곳에 비해 시설이 낙후되고 규모가 약하다는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더 큰 동물원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현 위치로 이사한 것이다.
LA시는 구조물이나 철창살을 폐기하는 대신 일부만 손을 댄 뒤 곳곳에 벤치 등을 만들어 피크닉 장소로 그리피스파크 하이킹 트레일로 이용되도록 하고 있다. 몇몇 열린 쇠창살 안에는 젊은이들이 드나들며 바깥 관람객(?)을 구경하기도 한다.
넓은 잔디밭과 테이블, 떡갈나무와 유칼립투스 나무 그늘이 청량하기 짝이 없다. 멀리 뒷산에서 벌집 모양을 닮았다 하여 ‘비록(Bee Rock)’이라는 이름이 붙은 바위가 멋진 배경이 되고 있다. 이 바위 위에서 바라보는 LA의 경치도 일품입니다.
넓은 잔디밭과 테이블, 떡갈나무와 유칼립투스 나무 그늘이 청량하기 짝이 없다. 멀리 뒷산에서 벌집 모양을 닮았다 하여 ‘비록(Bee Rock)’이라는 이름이 붙은 바위가 멋진 배경이 되고 있다. 이 바위 위에서 바라보는 LA의 경치도 일품입니다.
가는 길 : LA에서 현재의 동물원으로 가는 크리스탈 스프링스 드라이브를 따라가다 회전목마 근처에 도착해 왼쪽 그리피스 파크 드라이브로 올라간다. 첫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바로 주차장이 나온다. ◇왓츠타워 이름은 들었지만 직접 가보는 건 처음이다. 같은 LA지만 이곳은 범죄지대로 여겨졌던 사우스센트럴의 중심에 가깝다. 지금은 사우스LA로 개명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업체가 없으면 한국인들은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곳이다. 그곳에 우뚝 솟은 왓츠타워(Watts Tower)는 한눈에 봐도 낯선 광경이다.
2003년에는 LA 지역에서 세 번째로 방문객이 많은 곳으로 꼽혔던 관광명소지만 한때 LA시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기도 했을 정도로 어떤 관심도 돕지 못했다. 이탈리아 이민자인 사이먼 로디아는 철도공사장 노동자이자 건설현장 타일공이었다.
그는 42세이던 1921년 현재의 땅을 사서 타워를 짓기 시작했다. 재료는 버려진 병, 거울조각, 조개껍데기, 주방기구, 고철 등 폐품 재활용이었다. 작업은 주로 일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이 필생의 작업은 그가 75세가 되던 해인 1955년 무려 33년 만에 완성한다.로디아에 의해 ‘우리 마을(Nuestro Pueblo)’로 명명된 이 타워는 한 개인이 세운 민속작품으로 세계 최대, 강화 콘크리트 기둥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기록을 세웠다. 어쨌든 역작을 완성했으니 곁에서 오랫동안 성취감을 즐겼을 텐데, 그는 곧바로 타워 소유권을 이웃 흑인 커뮤니티에 넘겨주고 홀연히 그의 가족이 살던 북가주로 옮긴 뒤 10년 뒤인 1965년 그곳에서 세상을 떠난다.1959년에는 타워 보존을 위한 민간위원회가 설립되어 타워를 포함한 현재 부지를 매입하였으며, 현재는 LA시가 관리 주체로 LA 문화유산과 국가 사적으로 등록되어 뚜렷한 문화재로 자리매김하였다. 나를 포함한 투어 일행은 5명, 가이드는 다양한 오브제와 독특한 기법을 설명하는데 열심이다.철근과 파이프·침대 매트리스 철사 등을 엮어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회반죽과 시멘트를 덧발라 본체를 구성했다고 한다. 일체 나사나 못, 용접 없이 만들었다니 놀랍다. 돌아오는 길 내내 고개를 젓던 백인에게 “스페인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이 연상된다”고 했더니 자신도 그랬다며 환하게 웃는다. 담장 밖에서도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가이드 투어를 하는 것이 좋다. 어른 7달러. 시니어와 어린이(1317세)는 3달러. 주소 : 1765E107th St., LA문, 사진 백종춘